쾌적한 수면을 위한 최적의 습도는?
|by 에이슬립
날이 더운데 습하기까지 하면 더위가 배로 느껴집니다. 특히 잠들기 전 땀으로 몸이 축축하면 도저히 상쾌하게 잠들 수 없죠. 여름 장마철 습기 가득한 실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습도가 너무 낮아도 괴롭습니다. 건조해진 코와 목 때문에 자다가 급히 물을 찾아본 경험, 다들 한번쯤 있으실 텐데요.
온도와 함께 습도는 수면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적당한 침실 습도는 숙면을 위한 필수 조건! 그렇다면 쾌적한 수면을 위해선 어느 정도 수준의 습도를 유지해야 할까요? 에이슬립이수면과 습도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습도는 수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여름 밤, 더위와 함께 실내에 습한 기운이 가득할 때면 숨이 턱 막힙니다. 당장에 선풍기를 틀거나 에어컨 제습 모드를 가동시키지 않으면 잠들기 영 힘들죠.
침실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잠들기 힘듭니다. (참고-숙면을 위한 침실 온도는 몇 도가 적당할까요?) 높은 실내 온도는 잠들기 전 체온을 높여 수면 유도 호르몬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하게 합니다. 기억과 감정 조절에 중요한 렘수면(REM) 비중도 줄어들게 만들죠. 이는 침실을 서늘한 온도로 유지해야 하는 주된 이유였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함께 표기되어 있는 디지털 습도계
습도 또한 지나치게 높으면 수면에 문제가 생깁니다. 무엇보다도 습도는 온도 조절 기능에 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대기 중 수분기가 많으면 실내 기온을 낮추거나 올리는 데 시간이 많이 들죠. 몸에 땀이 나더라도 증발하는 속도가 늦춰지며, 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걸 방해합니다. 이는 자연스레 수면에 영향을 끼칩니다. 땀을 흘린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불편한 일이니까요.
참고로 기온이 높을수록 공기 중 수분을 더 많이 머금을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동남아 국가들처럼 대기가 따뜻하면서도 우기성 기후인 나라들이 줄곧 습한 상태인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에 따르면 여름철 날씨가 습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불면증을 겪는 케이스가 많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실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는 습도가 높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불면증을 겪을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죠.
무더운 날씨에 카페에 앉아 있는 베트남 하노이 사람들
습도가 70% 이상으로 높으면 수면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1️⃣ 수면 주기와 수면 단계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과정들을 방해합니다.
높은 습도는 수면의 네 단계 가운데 얕은 수면 단계(NREM 1, NREM 2), 깊은 수면 단계(REM 3) 모두를 줄어들게 합니다. 참고로 기억력 회복에 중요한 렘수면(REM) 단계와 더불어 수면의 각 단계는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며, 모든 과정을 적절한 비율로 빠짐없이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서파수면(slow-wave sleep)이라고도 불리는 깊은 수면은 손상된 세포와 뼈, 근육 및 면역력을 회복하는 중요한 단계죠.
2️⃣ 기관지염, 호흡기 감염, 각종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천식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공기가 습하면 코와 목이 축축해져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기 힘들어집니다. 수면 도중 편안히 호흡하기 힘들어지죠. 과도한 습도는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3️⃣ 먼지와 곰팡이를 유발하고 진드기를 번식시키는 등 침실 환경을 불결하게 만듭니다.
곰팡이나 매트리스에 잠복해 있는 먼지, 진드기 같은 생물은 습한 환경에서 번식합니다. 적당한 습도는 공기 중 부유하는 미세 먼지나 오존 같은 유해물질 농도를 감소시키지만, 지나치게 습할 경우 대기 중 먼지나 곰팡이 포자, 애완동물 비듬 등 각종 오염 물질을 머금고 있게 해 수면 환경을 저해합니다. 이는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더 악화시킬 수 있어요.
건조한 침실 환경도 숙면을 방해하는 주범
그렇다고 습도를 지나치게 낮춰서는 곤란합니다. 건조함 또한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죠. 방이 너무 건조하면 피부와 눈 주변에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후통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더 악화시킬 수도 있죠. 정전기가 잘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성가신 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아기를 키우는 집이라면 실내 습도 조절에 더욱 유의하셔야 할 겁니다. 실내가 건조하면 아기는 기도 점막이 더 쉽게 건조해지고 코막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죠. 습도가 30% 이하일 땐 각종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높아지기에 가습기 등을 잘 활용해 지나치게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숙면을 유도하는 이상적인 침실 습도는?
그렇다면 침실 습도는 어느 정도로 맞춰두면 가장 좋을까요?
이상적인 실내 습도는 약 30-60%입니다.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과 함께 제습기나 수분 흡수 시트, 통기성이 뛰어난 매트리스, 가습기 등을 잘 활용해 침실 습도의 높낮이를 잘 조절해보세요. 공기청정기를 활용해 높은 습도로 오염된 공기를 잘 관리해주는 것도 쾌적한 침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 자료
1. <Humidity and Sleep: Optimize Your Sleep Environment>, Sleep Foundation, 24 Jun 2022, https://www.sleepfoundation.org/bedroom-environment/humidity-and-sleep
2. <Insomnia Is More Common among Subjects Living in Damp Building>, JSTOR, https://www.jstor.org/stable/27732462
3. <Where you live may affect how well you sleep>, AASM Sleep Education, https://sleepeducation.org/where-you-live-may-affect-how-well-you-sleep/
4. <수면의 과학>, 헤더 다월-스미스, 김은지 옮김, 시그마북스,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