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vs 니어러블 vs 에어러블
|by 에이슬립
병원에서받는수면다원검사(PSG)는 8시간 넘게 걸리는 검진 시간, 온몸에 부착해야 하는 검사 장비들로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평소 수면 상태를 알기 위해선 하루치 검사로는 정보가 충분치 못하고요.
집에서 간편하게 수면 상태를 매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슬립트래커들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에이슬립이 다양한 생체 신호를 활용한 상용 슬립트래커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자신의 수면 상태를 궁금해하셨던 분이라면 한번쯤 찾아서 사용해 보셨을 겁니다. 슬립트래커(Sleep Tracker). 말 그대로 수면(Sleep) 상태를 추적(Track)해주는 기기인데요.
슬립트래커는 병원에 갈 필요 없이 기기를 직접 구입해 원하는 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슬립트래커가 수면다원검사(PSG)를 완벽하게 대체할 순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수면 단계와 같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기에 여러 모로 유용하죠. 일부 기기들은 정확도 측면에서도 수면다원검사에 버금가는 수준이고요.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슬립트래커들은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나 작동 원리가 저마다 다릅니다. 그에 따른 분류는 앞선 콘텐츠—”나의 수면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서”—에서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이번에는 사용자 측면에서 그 접근성과 편의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1. 웨어러블(Wearable)
웨어러블 슬립트래커는 옷이나 신발처럼 착용 가능한 슬립트래커를 말합니다. 갤럭시 워치나 애플 워치, 구글 픽셀 워치 같은 워치 타입, 오라 링 같은 반지 타입 기기 등이 그 대표적인 예죠.
갤럭시 워치 5
애플 워치
이 슬립트래커들이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는 바로 수면 단계. 수면의 질과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수면 단계를 정확히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수면은 크게 깨어 있는 상태부터 렘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 이렇게 총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에서는 머리와 심장 쪽에 전극을 붙여 뇌파나 심전도 검사를 통해 수면 단계를 측정했다면, 웨어러블 기기들은 좀 더 간편한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LG전자는 이어폰 형태로 뇌파를 측정하는 수면 관리 이어폰을 출시했죠. 삼성과 애플의 워치 타입, 링 타입 슬립트래커는 뇌파 대신 광혈류 측정 센서(PPG)를 이용해 심박 변이도(HRV)를 측정합니다.
핏빗 센스 2(왼쪽)과 구글 픽셀 워치(오른쪽). 두 기기 모두 수면 단계를 분석해 보여준다.
PPG는 혈관에 LED 빛을 투사해 맥파를 측정합니다. 혈액이 통과할 때 심장이 박동하면서 혈관이 팽창, 수축하는 정도에 따라 빛의 반사율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죠. 애플 워치 바닥면이나 오라 링 아래쪽에 나오는 초록색 불빛이 바로 LED 빛입니다. 참고로 뇌파와 함께 심박 변이도는 수면 단계를 측정하기 위한 주된 시그널이죠.
위의 슬립트래커들은 수면 단계 외에 호흡 및 산소 포화도, 코골이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합니다. 갤럭시 워치의 경우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자가 자고 있다는 걸 감지하면 스마트폰 마이크가 켜지면서 코골이 모니터링을 해주죠. 수면 중 뒤척임도 확인할 수 있고요. 오라 링도 신체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모션 센서(액티그래피), 서카디언 리듬이나 체온에 대한 정보를 AI로 학습해 수면 단계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2. 니어러블(Nearable)
손목이나 손가락, 귀 등에 기기를 착용하지 않고 편하게 자면서 수면을 트래킹할 순 없을까요? 니어러블 슬립트래커는 이런 니즈를 반영한 기기입니다. 구글 네스트 허브나 아마존 헤일로 라이즈, 위딩스 슬립트래킹 매트 등이 대표적인 니어러블 슬립트래커입니다. 모두 잠자는 곳 주변에 기기를 비치해두고 측정하는 비접촉 방식을 택하고 있죠.
구글 네스트 허브 2
아마존 헤일로 라이즈
니어러블 슬립트래커는 호흡 측정을 주된 검사 방법으로 활용합니다. 심박수와 함께 호흡 패턴은 수면 단계 트래킹에 중요한 자율신경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주된 시그널이죠. 깊은 수면 단계에 있을 땐 호흡이 보다 규칙적입니다. 얕은 수면 혹은 렘수면일 때는 불규칙한 호흡 상태가 되죠. 이런 단서들은 호흡을 통해 수면 단계를 모니터링하는 데 중요한 정보입니다.
수면다원검사에선 복부에 벨트를 착용하는 방식으로 호흡을 측정했다면, 니어러블 슬립트래커는 몸에 직접 부착하는 방식을 피합니다. 구글 네스트 허브와 아마존 헤일로 라이즈는 레이더를 이용해 호흡을 측정합니다. 레이더를 가슴 쪽에 쏴서 그 반사되는 시그널을 보고 호흡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죠.
이 기기들은 마이크 기능을 통해 코골이나 기침 소리 같은 사운드를 분석하는 알고리즘도 활용합니다. 아마존 헤일로 라이즈는 뒤척이는 움직임이 감지되거나 얕은 수면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서서히 빛을 밝혀주는 방식으로 기상을 도와주는 기능도 함께 탑재되어 있죠.
위딩스 슬립트래킹 매트는 침대에 매트리스를 깔고 자면서 수면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입니다. 니어러블 기기이지만 신체와 어느 정도 접촉되는 부분이 있죠. 이 기기도 호흡에 대한 신호를 활용합니다. 침대에 누워 자면서 호흡하면 매트에 압력을 가하게 되는데, 위딩스 슬립 매트는 그 압력을 센싱하면서 호흡에 대한 신호를 감지하죠.
위딩스 슬립트래킹 매트
3. 에어러블(Airable)
웨어러블, 니어러블 기기보다 사용하기 훨씬 간편한 기기가 바로 에어러블 슬립트래커입니다. 슬립루틴, 슬립스코어, 필로우, 슬립사이클 등 수면 측정 기능을 탑재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에어러블 슬립트래커에 해당되죠.
에어러블 슬립트래커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공기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니어러블 기기처럼 특정 디바이스를 따로 챙겨야 할 필요도 없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이 슬립트래커들은 사운드를 통한 측정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이미 좋은 마이크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죠. 사운드 측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다양합니다. 코골이 소리를 측정하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감지할 수 있죠. 무엇보다도 호흡 소리를 측정하면 호흡 패턴의 규칙성을 분석해 자율신경계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면 단계를 추적하는 데 중요한 정보이죠.
슬립 사이클(Sleep Cycle)
필로우(Pillow)
1천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보유하고 있는 슬립사이클은 인지도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트래킹 결과를 제공합니다. 사운드를 활용해 깊은 잠과 얕은 잠을 트래킹한 결과를 그래프로 보여주죠. 필로우 앱은 사운드와 가속도계 센서를 함께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실행시킨 뒤 침대 위에 놓고 자면 뒤척임에 따라 가속도 센서가 반응하는데, 이를 사운드와 함께 분석해 수면 상태를 리포팅해주죠.
슬립 스코어(Sleep score). 왼쪽은 실제 앱을 켰을 때의 화면
슬립스코어는 사운드와 함께 초음파를 활용하는 앱입니다. 신체를 향해 쏜 초음파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죠.
에이슬립 슬립루틴(Sleep Routine)
슬립루틴은 사운드를 이용해 수면을 분석하는 기존의 앱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호흡 소리가 큰가 작은가, 혹은 많다 적다'라는 정보만을 기준으로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것이 아닌, 호흡 사운드 자체를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수면 단계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정보인 호흡 패턴, 기도의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호흡의 톤 등 소리의 생체 신호들을 AI로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죠. <<특히 이와 같은 세밀한 분석 방식은 액티그라피나 레이더 등을 통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방법보다 높은 해상도로 운동신경계를 트래킹할 수 있게 해줍니다.>> 덕분에 다른 슬립트래킹 앱들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은 결과를 제공해주고 있죠.
수치 기반 결과를 제공하는 다른 에어러블 앱들과 달리 슬립루틴은 그 수치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제공해줍니다. 하룻밤 수면을 한 줄 평으로 정리해 보여주는 것과 함께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잠을 잘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도 제공해주죠.
여러분은 어떤 슬립트래커를 선택하고 싶으신가요? 편의성과 함께 정확도까지 보장되는 최적의 슬립트래커와 함께 모두가 건강한 수면 라이프를 이어나갈 수 있기를!
1. 웨어러블 슬립트래커
워치, 링, 이어폰 타입 등 신체에 직접 착용하여 수면 정보를 측정하는 형태. LED 빛, 모션 센서, 뇌파, 체온 등의 원리로 작동합니다. 자는 동안 디바이스를 몸에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2. 니어러블 슬립트래커
몸에 기기를 직접 착용할 필요 없이 잠자는 곳 주변(near)에 디바이스를 비치해두거나 매트를 깔고 자는 방식. 레이더, 매트의 압력 등을 통해 호흡을 센싱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비접촉 방식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기를 두는 위치나 각도, 기기와의 거리 등에 따라 측정 결과에 차이가 생길 수도 있어요.
3. 에어러블 슬립트래커
스마트폰만 있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슬립트래커. 스마트폰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숨소리를 측정합니다. 웨어러블, 니어러블 기기와 달리 수면 측정을 위한 별도의 디바이스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돼요.